동방신기는 이대로 해체되는가. 다섯 명의 멤버들은 3:2로 나뉘어 소속사와 대치 중이고 동방신기라는 이름으로 국·내외 모든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외형상 해체로 봐도 무방하지만 공식 발표는 아직 없다. 법원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동방신기의 운명이 달라지기 때문에 섣부른 움직임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다만 유리한 판결을 얻기 위해 치밀하게 소송을 준비할 뿐이다.

물론 멤버들의 개별 활동은 자유롭게 가능하다. 지난해 믹키유천·시아준수·영웅재중 등 세 멤버들의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이 법원으로부터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가 최근 이의 신청을 제출했지만 법원이 종전의 결정을 뒤바꿀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동방신기로서의 활동은 재판 결과에 따라 엇갈린다. 팀의 운명은 '동방신기만큼은 끝까지 지키고 싶다'는 다섯 멤버들의 의지와 별개로 흘러간다.

세 멤버들이 승소할 경우 해체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진다. 동방신기라는 울타리가 싫어서 벌인 소송은 아니지만 개인의 권리를 찾으면 팀을 버려야하는 현실에 직면한다. 동방신기의 성명권은 다섯 멤버 모두에게 공동으로 사용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SM을 떠난 이들이 동방신기 활동을 원한다고 하더라도 소속사 잔류를 결정한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이 이의를 제기하면 할 수 없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소속사는 다를지라도 다섯 명의 의기투합으로 동방신기 활동을 이어갈 수는 있다. 그러나 SM이 2/5로 줄어든 수입으로 잔류한 두 멤버의 활동을 허락할 지,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은 SM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가요 관계자들은 이러한 시나리오에 대해선 가능성을 희박하게 내다보고 있다.

반면 SM이 승소하면 2017년까지 해체를 면한다. 세 멤버의 전속계약 효력이 되살아나면서 동방신기도 예전의 모습을 되찾는다. 소송 내용의 가치를 떠나 결과만 놓고 본다면 SM이 승소해야 해체를 피할 수 있는 셈이다.
2010/04/14 16:28 2010/04/1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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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준수·영웅재중·믹키유천이 21일 열린 ‘2009 MAMA’에서 ‘베스트 아시안 스타상’을 받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엠넷 제공.

동방신기 세 멤버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가 성명권을 두고 대치 국면을 재점화했다.

시아준수·믹키유천·영웅재중이 지난 21일 ‘2009 MAMA’(Mnet Asian Music Awards)에 독자적으로 출연하면서 갈등은 촉발됐다. SM의 시상식 보이콧으로 인해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이 빠진 가운데 세 멤버가 동방신기를 대표해 ‘베스트 아시안 스타상’을 수상했다.

이와 관련 소속사 측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SM 관계자는 “3인이 동방신기를 대신해 수상할 수 있는 대표권이 없다”며 “동방신기에게 상을 주려는 것이었다면 SM을 통해 섭외해야했다. 편법을 동원해 섭외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세 멤버가 SM의 방침과 상관없이 출연할 수 있었던 것은 “소속사가 세 멤버의 독자 활동을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지난달 법원의 판결이 근거가 됐다. 그러나 세 멤버가 동방신기의 이름으로 계속 활동해 올 경우 법적으로도 문제가 발생한다.

동방신기의 성명권은 다섯 멤버 모두에게 공동으로 사용할 권리가 있다. 지금처럼 세 명의 멤버만 동방신기를 대표해 활동한다면 나머지 두 명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따라서 세 멤버가 독자활동을 하려면 새 이름으로 해야하고, 다른 두 멤버의 동의를 구해야만 동방신기의 이름을 사용할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SM 측은 발빠르게 지난 8월 특허청에 동방신기라는 이름을 상표로 출원했다. 통상 6개월 가량 소요되는 상표 심사를 감안하면 이에 대한 결과는 내년 1~2월 쯤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세 멤버의 동의서가 없다면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특허청 상표등록의 경우 먼저 출원한 사람이 해당 상표에 관해 등록할 수 있다. 그러나 상표법 7항 1조 6호에 따르면 저명한 타인의 명칭인 경우는 당사자의 동의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 유명인의 이름을 가지고 상표를 출원하려고 하는 경우가 그렇다.

지난 2004년에도 SM은 동방신기를 상표 출원했지만 특허청으로부터 불가 통보를 받았다. 멤버들의 동의가 누락됐기 때문이다. 결국 동방신기라는 이름은 다섯 멤버의 뜻이 통일되지 않는다면 어떠한 방법으로든 사용할 수 없다.
/심재걸  shim@eto.co.kr
2009/11/23 23:03 2009/11/23 23:03